이날 온라인 여론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불리한 쪽으로 기울었다. 부정에는 세 갈래가 섞여 있다. 여당과 지지층이 붙인 ‘사법 쿠데타’와 ‘탄핵·사퇴’ 요구, 같은 날 다시 불려 나온 업무추진비 논란을 얹은 도덕성 공격, 그리고 대통령과 여당·김민석 대표를 겨냥한 글이다. 마지막 갈래는 조 대법원장 기준으로는 우호에 가깝다. 우호 반응은 “헌법을 지킨 결단”이라는 평가와 “이제 이재명 재판을 재개하라”는 요구로 나뉘는데, 뒤쪽은 본인이 말한 적 없는 다음 장면을 기대하는 글이다. 다시 읽어도 불리한 글이 우호적인 글을 앞선다는 결론은 바뀌지 않지만, 격차는 표면상의 부정 비율이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좁다.
하루를 지배한 것은 12시에 나온 세 문장짜리 입장문이었다.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로 시작해 8월 28일자 재제청 요청 문서에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며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한 시간이 안 돼 “제청권이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받았고, 오후에는 “공문은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국무총리가 부서했다”, “국민이 다 아는 반려 사유를 대법원장만 모르겠다고 하나”는 2차 반박을 냈다. 여당은 ‘사법 쿠데타’와 “참 황당한 대법원장”, 야당은 “대법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갈렸다. 전날 대통령과 차담을 나누고 대통령이 출국한 다음 날 발표했다는 사실이 ‘기습’과 ‘빈집털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이 타이밍 논란은 발표 내용 다음으로 많이 옮겨진 소재가 됐다. 청와대가 “국민이 다 아는 반려 사유”라고만 한 자리는 이용자들이 특정 후보의 이름과 대통령 재판 문제로 채워 읽었다.
09:26 출근길에 “재제청 여부 결론 추석 전에 내주실까요”라는 질문을 받고 침묵한 채 청사로 들어갔고, 12:00 대법원 언론공지로 하루가 시작됐다. 12:44 청와대 “깊은 유감”, 13:50부터 여당 “장고 끝 악수”와 범여권 법사위원의 “사법 쿠데타” 회견, 14:30 한동훈 의원의 “차라리 계엄해서 왕을 하라”, 14:32 김민석 대표의 “참 황당한 대법원장”이 이어졌다. 16:41 청와대가 “사실관계 왜곡”이라는 2차 반박을 내자 17:00 장동혁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으로 엄호했고, 18:02 퇴근길에는 다시 묵묵부답이었다. 18:22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에 이어 규탄대회를 열어 “희대의 난은 착란”이라고 했고, 21시대 메인뉴스와 JTBC의 “이게 최선이었습니까”, 23시대 청와대 권한쟁의심판 검토 보도로 하루가 닫혔다. 조 대법원장에게 유리한 소재는 장동혁·한동훈·유승민·이낙연의 지지 발언이었고, 보수 성향 갤러리와 X·카카오스토리로 옮겨졌지만 규모는 여당 측 공세의 절반에 못 미쳤다.
언론은 출근·퇴근·기자회견·규탄대회 사진과 속보로 하루를 중계했다. 커뮤니티는 디시인사이드 정치 갤러리가 양쪽에서 결집했고, 여당 지지 게시판 안에서는 탄핵 찬반이 갈렸다. 블로그는 쟁점 정리 글과 의원실 게시물, 업무추진비 ‘38명’ 연작이 부정을 키웠다. X에서는 여당 지지층의 탄핵 요구가 대법원장보다 당 지도부를 향했고, 유튜브는 여당 성향 채널의 편집 클립이 보수 성향의 두 배를 넘었다. 이름 옆에 남은 단어는 ‘헌법’과 ‘사법쿠데타’, 그리고 ‘기습’이다. 다음 관찰 지점은 추석 연휴 뒤 여당이 추진하는 국회 법사위 긴급 현안질의다.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 언급은 6,808건이었고 언론이 3,371건으로 절반(49.5%)을 차지했다. 긍정은 언론 22건, 커뮤니티군 62건, SNS 23건으로 어느 채널에서도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이용자가 직접 쓰는 의견 채널(커뮤니티군+SNS)만 보면 부정 1,854건 대 긍정 85건으로 부정이 긍정의 스물두 배다. 하루짜리 사건에서 긍정이 이 정도로 얇은 것은, 발표를 지지하는 쪽도 대법원장을 칭찬하는 문장보다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하는 문장으로 지지를 표현했기 때문이다.
부정 안에는 방향이 정반대인 글이 섞여 있다. 디시인사이드 민주정치 갤러리의 “조희대 들이박는거 화나네 이번에 밀리면 진짜...”는 조 대법원장을 향한 부정이고, 에펨코리아의 “근데 민주당은 학습능력이 없나? 조희대 팰수록 지들만 마이너스 아님?”은 같은 부정으로 잡혔지만 조 대법원장 기준으로는 우호다. 수집된 커뮤니티 부정 게시물 가운데 대통령·여당·당대표만 겨냥한 글은 여덟 건 중 한 건꼴이고, 방향이 분명한 글만 놓고 보면 세 건 중 한 건 이상이다. 그렇게 다시 읽으면 불리한 여론은 부정 막대보다 작고 우호 여론은 긍정 막대보다 훨씬 크다. 다만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방향이 분명한 커뮤니티 글에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부정은 대통령·여당을 겨냥한 글의 한 배 반이고, X에서는 네 배에 가깝다.
우호 반응의 근거는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 발표 자체를 받아들인 글이다. X의 “이 분은 절대 굽히지 않겠다.”, 루리웹의 “조희대는 명예를 택했나 보다.”, 그리고 여당 지지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과 개드립에서 나온 “조희대도 이해가 갑니다”, “난 조희대의 메세지는 틀렸다 생각 안 함”이 여기에 든다. 둘째, 인물·이력에 기댄 글은 중도보수 갤러리의 “가인김병로 이후 최고의 법관인 듯”, 페이스북의 “남명 조식 선생 가문의 꺾이지 않는 기개”처럼 소수만 확인된다. 셋째, 상대의 태도를 비판한 글이 가장 많다. ‘레임덕’, ‘발작’, “김민석 수준” 같은 단어로 여당의 대응 방식을 조롱하는 글이다. 세 갈래 모두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글의 끝이다. 우호적인 글의 상당수가 “이제 재판 재개”로 끝난다. 비뉴스 채널에서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를 언급한 글이 70건인데, 이는 조 대법원장이 말한 적 없는 다음 장면을 발표에 얹어 읽는 방식이다.
채널 묶음별 부정 비중은 커뮤니티군 58.8%, 언론 51.1%, SNS 49.4% 순이다. 언론이 절반을 넘긴 것은 ‘거부’·‘유감’·‘쿠데타’가 든 속보 제목이 부정으로 잡혔기 때문이고, 출근·퇴근 사진 기사는 감성을 가르지 않는다. SNS가 가장 낮은 것은 유튜브 435건 가운데 방송사 클립과 생중계가 절반 가까이 자리를 차지한 결과다. 커뮤니티군의 부정이 가장 진한 이유는 블로그의 쟁점 정리 글과 의원실 게시물이 ‘거부’·‘충돌’·‘사법쿠데타’를 제목에 달았기 때문이다.
언론은 3,371건으로 전체의 절반(49.5%)이다. 수집된 기사 기준으로 절반 가까이(445건)가 출근·퇴근·기자회견·규탄대회 사진 기사였고, 뉴시스·연합뉴스·뉴스1 세 통신사가 508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조 대법원장의 발언을 제목으로 삼은 기사는 188건인데 대부분 12시대의 속보였다. 오후로 갈수록 제목의 주어는 청와대(“임명권 무력화”), 여당(“사법 쿠데타”, “황당한 대법원장”), 야당(“최선의 선택”)으로 옮겨 갔고, 저녁 메인뉴스 제목은 MBC “기습 발표한 조희대”, JTBC “순방 중 기습 발표, 왜?”, 채널A “李 출국 다음날 147자 거부”처럼 타이밍을 앞에 세웠다. TV조선만 “고심 끝에 ‘사법 독립’ 선택”으로 결단의 의미를 제목에 뒀다.
보도가 몰린 시간대는 셋이다. 12시 145건 가운데 120건이 ‘응할 수 없어’ 속보였고, 17시 129건 가운데 93건이 장동혁 대표 긴급 기자회견 사진, 18시 284건 가운데 97건이 퇴근길 사진, 142건이 민주당 규탄대회 사진이었다. 정점을 만든 것은 발언이 아니라 장면이었다. 09시와 10시의 147건도 114건이 출근 사진이었는데, 출근 사진의 제목은 ‘고심’, 퇴근 사진의 제목은 ‘굳은 표정’과 ‘입 꾹 다문’이었다. 조 대법원장에게 유리한 보도는 국민의힘 법사위원의 “깊은 존경”, 장동혁 대표의 “최선의 선택”, 한동훈 의원의 “강력 지지” 기사였고, 이 소재는 커뮤니티·X·카페로 옮겨졌지만 그 규모는 여당 공세 기사의 절반에 못 미쳤다.
새벽 연합뉴스TV가 전날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 대통령, 김성수 대법관에 임명장…조희대와 차담”을 나눴다고 전했고, 대통령은 그날 오후 순방길에 올랐다. 09:26 출근길에서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여부 결론 추석 전에 내주실까요”, “입장 발표 언제쯤 예정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아무 말 없이 청사로 들어갔고, 사진 제목은 ‘출근하는’, ‘고심’이었다. 10:48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조희대, 尹에게 협조하고 李 발목 잡아…제청권은 대법원장 전유물 아냐”라고 했고, 커뮤니티에는 전날 MBC가 보도한 업무추진비 ‘인원 부풀리기’ 글이 먼저 돌았다. 재제청 요청 25일째, 이날도 침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하루가 시작됐다.
대법원은 12시 정각 언론공지로 입장을 냈다.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 달리 정당화할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응할 수 없다는 세 문장이었다. 연합뉴스 1보가 12:00에 나갔고 12시대에만 120건의 속보가 이어졌다. 커뮤니티의 첫 반응은 12:09 중도정치 갤러리의 “조희대 결국 선을 넘는구나...”, 민주정치 갤러리의 “조희대 또 개기네”, 중도우파 갤러리의 “조희대 달린다ㅋㅋ”였다. 헌법 82조를 든 논리는 처음 몇 시간 동안 어느 진영에서도 논평되지 않았고, 발표했다는 사실만 소비됐다.
청와대는 발표 30~40분 만에 언론공지로 “깊은 유감”을 표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 “대법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하여야 한다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했고, 대법관 공백 장기화가 국민 피해로 돌아간다며 “현 상황을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뮤니티는 민주정치 갤러리의 “저 헌법 위배 워딩이 ㅈㄴ게 찰지네”와 클리앙의 “조희대 탄핵 갑시다”, 에펨코리아의 “재제청요구 문서가 부실해서 빠꾸먹이는거면 일리는 있네”로 갈렸다. 양쪽이 같은 헌법을 들었다는 구도가 이때 만들어졌다.
13:52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장고 끝 악수…25일을 끌다 내놓은 답은 고작 세 문장”이라며 거부 철회를 요구했고, 14시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법사위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순방 틈탄 기습 거부는 사법 쿠데타”, “국감서 책임 물을 것”이라고 했다. 14:32 김민석 대표는 인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참 황당한 대법원장…대통령과 국민을 무시하나”, “본인이 하면 합헌이고 대통령이 하면 위헌인가”라고 했다. 같은 시각 한동훈 의원은 경로당 앞 회견에서 “네로 황제 흉내?…차라리 계엄해서 왕을 하라”고 청와대를 겨냥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이송하고, 사법부는 대통령 재판을 재개하십시오”라고 썼다. 14:53 박지원 의원의 “사퇴로 답하라”, 14:56 여당 법사위의 “탄핵 여부 지도부와 논의”가 뒤따랐다. 이 한 시간에 조 대법원장의 이름 옆에 붙는 단어가 정해졌다.
15시 김병주 의원이 대법원 후문 앞 사퇴 촉구 1인 시위(16일차) 기자회견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절차로 분쇄하겠다”고 했고, 15:37 한민수 의원은 “즉각 사퇴 안 할 시 탄핵 포함 대응책 검토”, 15:38 조국 대표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임명권보다 우위?…헌법 위배”라고 했다. 16:22 김민전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민주당의 ‘사법쿠데타’ 공세는 적반하장”, “대통령은 즉각 손봉기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밟으라”고 맞섰고, 16:52 유승민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헌법을 수호한 정당한 결정”이라고 썼다. 한국경제는 16시 “25일만에 침묵 깬 조희대”로 하루를 정리했다. 여야가 각각 ‘쿠데타’와 ‘삼권분립 파괴’를 상대에게 붙이는 사이, 대법원 쪽에서는 입장문 이후 아무 발신도 없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두 번째 언론공지를 냈다. 조 대법원장이 입장문 서두에 국무총리·국무위원의 부서를 언급한 것을 두고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했다”, “8월 28일자 공문은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국무총리가 부서했다”, “그간 대법원장·대법관 임명도 국무총리 부서만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반려 사유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다 아시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없으니 모르겠다’고 하는 것인지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고, 대법원이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저녁에는 청와대 안에서 “대통령 출국하자마자 빈집털이 발표”라는 말까지 나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반려 사유야 맞아, 전국민 다 알아”처럼 청와대 문장을 그대로 비트는 글이 붙었다.
17시 장동혁 대표는 국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헌법에 따른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며 대법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청와대와 민주당은 겁박을 중단하라”, “정부여당이 더 나가면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93건의 회견 사진이 이 시간대 언론 정점을 만들었다. 17:53 여당은 “업무추진비 부풀린 조희대, 국감 나와야”로 역공했고, 18:02 조 대법원장은 퇴근길에서도 “손봉기 제청 유지하나”는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사진 제목은 ‘굳은 표정으로 퇴근하는’, ‘입 꾹 다문’, ‘생각 많은’이었다. 18:10 JTBC는 “순방 중 기습 발표, 왜?”, 18:50 단독으로 “분위기 좋았다”…차담회선 아무 말 없다가 ‘기습’을 냈다. 지지 발언과 침묵이 같은 시간에 놓이면서, 본인의 설명 없이 야당의 문장이 대법원장의 입장을 대신하는 하루가 됐다.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에 이어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민석 대표는 “헌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바보인가, 헌법 못 읽나, 난독증인가”, “희대의 난은 착란, 정신 잃은 것…반드시 진압하겠다”, “비열한 자객도 안 하는 짓”이라고 했고, 한병도 원내대표는 “재제청 거부 사유가 기가 막히더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142건의 규탄대회 사진이 18시대 언론 정점을 만들었다. 18:12 MBC는 민주당의 “업추비 인원 부풀리기…스스로 법복 벗어야”를, 19:02 JTBC는 박지원 의원의 “천하의 사법 정치꾼”을 전했다. 반대편에서는 19:13 이낙연 전 총리가 “숙고 끝에 내린 결단…사법권 독립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라고 썼고, 19:50 조국 대표는 “내로남불 헌법해석”이라며 법원행정처 폐지를 제안했다. 19:27 뉴스1은 여당이 28일 긴급현안질의를 추진한다고 전했다. 규탄의 문장이 가장 강해진 시간이었고, 커뮤니티의 탄핵 논쟁도 이 시간대에 가장 뜨거웠다.
21시대 KBS “대법원장, 대법관 재제청 불응”, MBC “‘재제청 거부’ 기습 발표한 조희대…위헌적 상황 초래”, SBS “즉각 입장 낸 청와대..‘빈집털이’ 격앙된 반응도”, TV조선 “고심 끝에 ‘사법 독립’ 선택…법조계 ‘대법관 공석 장기화할듯’”이 나란히 나갔고, JTBC 앵커는 “이게 최선이었습니까?”로 마무리했다. 채널A는 “李 출국 다음날 147자 거부…빈집털이”로 입장문 글자 수를 셌다. 23:15 세계일보는 야당 법사위원의 “법관 쇼핑 저지” 입장을, 23:23 커뮤니티에는 청와대가 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한다는 단독 보도가 옮겨졌다. 다음 날 아침 청와대는 이 보도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고, 조 대법원장은 23일 출근길에도 답하지 않았다.
커뮤니티·블로그·카페·SNS로 가장 많이 옮겨진 소재는 발표 자체(비뉴스 채널 342건)였고, 그다음이 청와대의 1차 반박(216건), ‘순방 중 기습’이라는 타이밍(122건), 범여권의 ‘사법 쿠데타’(107건) 순이었다. 조 대법원장에게 유리한 방향의 기사는 장동혁 대표의 “최선의 선택”(48건)과 한동훈 의원의 “계엄해서 왕 되라”(30건)가 있었지만, 옮겨진 규모는 청와대 반박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많이 옮겨진 기사일수록 대법원장의 논리가 아니라 상대의 반응을 제목에 달았다.
커뮤니티 1,466건, 블로그 471건, 카페 174건이다. 부정 비중은 블로그 67.7%, 커뮤니티 57.4%, 카페 47.1% 순으로, 이용자의 촌평이 오가는 커뮤니티보다 정리 글이 쌓이는 블로그가 더 진했다. 수집된 커뮤니티 게시물 기준으로 디시인사이드가 절반(493건)이고 에펨코리아 69건, 딴지일보 54건, 뽐뿌 39건, 루리웹 33건, 보배드림 32건이 뒤를 잇는다. 시간대는 12시와 13시에 315건이 몰려 발표 뒤 두 시간에 하루치의 3분의 1이 쓰였고, 규탄대회가 열린 18~19시에 다시 163건이 올라왔다.
디시인사이드는 중도정치 갤러리 137건, 민주정치 갤러리 126건, 중도보수 갤러리 51건, 더불어민주당 갤러리 29건, 새로운보수당 갤러리 26건, 이재명 지지 성향 마이너 갤러리 26건 순이다. 중도정치 갤러리는 12:09 “조희대 결국 선을 넘는구나...”, “조희대 탄핵 가야겠네”로 시작했지만 같은 갤러리에서 “조희대니깐 이정도 버티는거 늘 원칙대로 해온 훌륭한 분임”, “이재명 vs 조희대 단판 승부”가 나왔다. 같은 갤러리 안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한 탄핵 요구와 결단 지지가 나란히 올라온 것이 이날 커뮤니티의 첫 번째 특징이다. 여당 지지 성향의 민주정치 갤러리는 “조희대 또 개기네”, “탄핵! 탄핵! 조희대 탄핵!”이 주류였는데, 그 사이에 “오히려 조희대 역풍불듯ㅋㅋㅋ”, “난 조희대 탄핵은 반대”, “조희대 때문에 겨우 반등 기회잡은 지지율 떨어지진않겠지?”가 끼어 있었다. 탄핵을 밀어붙일지 말지를 두고 여당 지지층 안에서 갈린 것이 두 번째 특징이다. 중도보수 갤러리는 “조희대 타이밍 지린다.”, “가인김병로 이후 최고의 법관인 듯”으로 우호가 몰렸고, 새로운보수당 갤러리는 “조희대, 정면돌파 선택”, “민주당은 지들 적수를 직접 만드는게 취미인 모양임”처럼 여당의 대응을 관전했다. 이재명 지지 성향 갤러리는 26건 중 23건이 부정으로, “민주당 조희대 업무추진비 고발하자”처럼 공세를 부르는 글이었다.
조 대법원장 쪽에 선 보수 성향 게시판의 방어는 네 가지 형식이었다. 첫째, 같은 편 정치인의 발언 옮기기다. 한동훈 의원의 페이스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와 “野 ‘강력 지지’” 기사가 중도정치·중도보수 갤러리에 잇달아 올라왔고, 정점식·이낙연의 문장도 같은 경로로 들어왔다. 둘째, 본인 발언 옮기기다. 뽐뿌와 보배드림에 “조희대 입장문 전문”이, 중도정치 갤러리에 “대법원의 재제청 요구 관련 전문”이 올라왔다. 셋째, 대권 농담이다. “조희대가 보수대통령하겠네”, “차기 대통령 조희대가 했으면 좋겠음”, “난 왜 조희대 별의순간 온거같냐”는 진지한 지지라기보다 여당을 조롱하는 형식이다. 넷째, 걱정이다. 중도정치 갤러리의 “헌법적으로는 조희대가 불리함”, “이재명 안 좋아하지만 이번 건은 조희대가 잘못한거 맞아”, 에펨코리아의 “조희대 무빙 솔직히 좋게 보이진 않는데”처럼 결단을 지지하는 쪽에서도 헌법 논리와 타이밍에 대한 의문이 나왔다. 헌법 82조의 문서·부서 논리를 그대로 받아 방어한 글은 에펨코리아의 “재제청요구 문서가 부실해서 빠꾸먹이는거면 일리는 있네” 정도였다.
디시 밖에서는 사이트마다 방향이 달랐다. 에펨코리아(69건)는 긍정 9건으로 전체 커뮤니티 긍정 41건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한민국의 수호자 사법부 개추 ㅋㅋㅋ”, “조희대가 나라를 구하는구나”가 있었고, 여당을 향해서는 “근데 민주당은 학습능력이 없나? 조희대 팰수록 지들만 마이너스 아님?”이 올라왔다. 딴지일보(54건)는 긍정이 한 건도 없고 부정 41건인데, 그 부정의 상당수가 조 대법원장이 아니라 당 지도부를 향했다. “조희대 탄핵 안하니까 지금 이모냥이 된겁니다”, “조희대 난동 수수방관하는 김민석”, “조희대 탄핵 TF는 런칭 안합니까?”가 그것이다. 클리앙(23건)은 “조희대 탄핵 갑시다”와 함께 “조희대도 이해가 갑니다”, “조희대 탄핵되도 인용 가능성이 없죠”가 올라왔고, 그 반응을 두고 “요즘 클리앙을 보면….”이라는 자성 글이 붙었다. 루리웹(33건)은 “조희대는 명예를 택했나 보다.”, “뉴스 듣는데 조희대 대법원장 말에 믿음이 가”와 “조희대 탄핵 갑시다”가 같은 게시판에 놓였다. 보배드림(32건)과 더쿠(28건)는 “지금 조희대 때리기로 대동단결할 상황에”,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개기는 이런 그림이 헌정사에 있었음?”처럼 여당 지지자의 결집을 말했다. 여당 지지 성향 사이트에서 나온 우호 글이 보수 성향 사이트의 우호 글보다 눈에 띄었다는 점이 세 번째 특징이다.
블로그 471건(네이버 391건, 티스토리 80건)은 부정 319건으로 세 채널 가운데 가장 진했다. 쟁점 정리형(“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거부 핵심 쟁점 정리”, “앞으로 가능한 5가지 시나리오”, 프로필 총정리), 뉴스 옮김형(같은 제목 “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거부”가 11개 블로그에 반복), 의원실·정당 게시물(한병도·박주민·김용민·안태준·김기표·이주희, 이낙연 보도자료, 새미래민주당 김연욱 논평), 업무추진비 연작(“결국 딱 걸린 조희대 업무추진비, 38명이라더니 방이 19명짜리였다” 등 다섯 건 안팎)의 네 형식이다. 우호 글은 “조희대 버텨라”, “조희대 같은 원칙주의자가 필요한 이유”, “조희대 한판승?” 정도였다. 정리형과 옮김형 제목에 ‘거부’·‘충돌’·‘쿠데타’가 들어가면서 블로그의 부정 비중이 올라갔고, 헌법 82조가 맞는 근거인지를 따진 글은 “양쪽 다 헌법을 들었다”, “청와대 요청서엔 없던 한 줄, 조희대는 재제청을 거부하며 헌법을 짚었다” 같은 몇 건에 그쳤다. 카페 174건은 보수 성향 네이버 카페(17건)의 “그나마 사법부는 살아있네”와 이재명 팬카페 잼마을(13건)의 “민주당은 즉각 조희대 탄핵하라”, 한동훈 팬카페(7건)의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옮김, 여성시대(6건)의 MBC 단독 업무추진비 옮김으로 요약된다. 팬카페와 성향 카페가 각자의 문장을 옮기는 방식이었고 새로운 논점은 없었다.
커뮤니티는 여당 지지 게시판의 탄핵 요구와 보수 게시판의 결단 지지가 정면으로 놓였고, 양쪽 안에서 각각 ‘역풍’과 ‘타이밍’을 걱정하는 글이 나왔다. 블로그는 쟁점 정리와 의원실 게시물이 부정을 만들었고 우호 글은 응원 한 줄짜리였다. 아래 카드는 그 방향들을 보여주는 글이다.
SNS는 X 631건, 유튜브 435건, 페이스북 82건, 카카오스토리 49건, 인스타그램 42건이다. 규모가 있는 두 채널만 보면 부정 비중은 X 56.9%, 유튜브 37.5%로 X가 훨씬 진하다. 유튜브가 낮은 것은 방송사 클립과 생중계가 감성을 가르지 않기 때문이고, X가 높은 것은 이용자 촌평이 채널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같은 하루를 두고 유튜브는 장면을, X는 판단을 남겼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카카오스토리는 언론사 페이지와 의원·정당 게시물, 뉴스 카드가 대부분이라 새 논점은 없었고, 아래에서는 유튜브와 X를 중심으로 읽는다.
유튜브 435건 가운데 방송사 표기 영상이 135건, 생중계·풀영상이 63건이다. 연합뉴스TV 26건, YTN 24건, JTBC 23건, MBC 13건, KBS 11건 순이고, YTN은 “청와대 ‘대법관 재제청 거부, 대통령 임명권 무력화...깊은 유감’” 한 클립을 다섯 번 올렸다. 방송사 제목에서 조 대법원장 발언과 청와대 반박은 25건씩으로 같았고, 앵커 코멘트는 JTBC “이게 최선이었습니까?”, MBC “기습 발표한 조희대…위헌적 상황 초래”, TV조선 “조희대의 승부수”로 갈렸다. 정치 유튜버 영상은 여당 성향이 100건 안팎, 보수 성향이 35~45건으로 조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편집이 지지하는 편집의 두 배를 넘었다. 여당 성향 채널은 “조희대 탄핵 결국 터졌다! 업추비 거짓 장부 조작… 세금 펑펑 사법부의 최후”, “25일간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이 고작 3줄... 조희대 대법원장이 판 자가당착의 무덤”, 서영교 위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는 조희대의 본색” 클립, 매불쇼의 김경호 변호사 업무추진비 고발 편집을 올렸다. 보수 성향 채널은 “위대한 법관이 나타났다 조희대”, “[속보] 조희대, 헌법수호 선언! | 이재명, 임자 제대로 만났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수호하자!”, “조희대, 결국 움직였다!…‘李 재판 재개’ 신호탄?”으로 잘랐다. 같은 규탄대회 장면이 여당 성향에서는 “대통령에 칼 꽂는 자객”, 보수 성향에서는 “대법관 재제청 거부하자 민주당 단체발작”이 됐고, 양쪽 모두 조 대법원장의 발언 원문보다 그 다음 장면(탄핵 또는 재판 재개)을 제목에 달았다. 유튜브 정점은 17~19시(162건)로 장동혁 회견과 규탄대회 시간대였고, 매불쇼 쇼츠 “김건희, 깜빵이 체질이다!” 8건처럼 태그만 걸린 무관 영상이 26건 섞여 있다.
X 631건에는 여러 계정이 같은 글을 나눠 올리는 릴레이가 없었다. 다만 한 계정이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 국무위원 부서한 문서로 해야”로 시작하는 입장문 요약을 11개 계정에 답글로 반복했고, 다른 한 계정은 부정선거 음모 문장을 14차례 반복했다. 언론사 계정이 81건, 정치인·정당 계정이 34건(김병주 의원 1인 시위 라이브 예고, 김용민 의원실, 박주민·손솔·김기표 의원, 이주희 원내대변인 브리핑, 유승민 전 대표, 새미래민주당 논평)이다. 개인 촌평의 방향이 이 채널의 특징이다. 여당 지지층의 글은 조 대법원장보다 당을 향했다. “조희대 아주 막가는구나. 정청래가 1년을 허비하고 저거 탄핵 안하니 이런 사태까지 온 것.”, “대표께 현수막정치 그만하고 탄핵 추진하게 조언 해주세요”, “김민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언제까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내버려 둘 겁니까?”가 그것이다. 보수 지지층은 “이 분은 절대 굽히지 않겠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범죄자들이 장악한 지금 대한민국의 한줄기 빛이다”를 썼고, 양쪽을 다 나무라는 “이건 관례 깬 조희대도 잘못있고 굳이 진보성향 법관후보를 고집하려는 이재명측도 잘못있다고 봄”, 관전형인 “조희대 논쟁은 확실히 흥미롭군. 제청권과 임명권의 파워 게임!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이 나겠군.”도 있었다. X 정점은 13시 81건으로 청와대 1차 반박 직후였다.
규모가 작은 세 채널에서 눈에 띈 것은 셋이다. 페이스북에서는 JTBC 페이지가 “1987년 개헌 회의록의 한 대목입니다”로 제청권의 유래를 해설했고, 인스타그램에는 국민의힘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의 “끝까지 지켜낸 조희대 대법원장의 결단에 깊은 존경” 논평과 업무추진비를 다룬 “조희대 김영란법 쌉고수네”가 나란히 있었으며, 카카오스토리에서는 보수 성향 개인의 “조희대 대법원장을 응원합니다. 사법부마저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가 됩니다.”와 촛불행동의 “국민들이 직접 조희대를 탄핵하겠습니다.”가 맞섰다. SNS 전체에서 우호 글의 근거는 지지 표명과 상대 비판이 대부분이고, 입장문의 문서·부서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글은 X의 한 계정 반복과 페이스북의 전문 옮김 정도였으며, 우호 글의 끝은 대부분 “재판 재개”였다.
SNS 반응은 채널마다 결이 달랐다. X는 여당 지지층이 당 지도부의 미온을 질타하고 보수 지지층이 결단을 응원하는 촌평이 오갔고, 유튜브는 같은 장면을 두 진영이 정반대로 편집했다. 아래 카드는 채널과 방향을 섞어 골랐다.
이 단어가 하루 만에 열 배 넘게 늘어난 이유는 양쪽이 같은 단어를 서로의 근거로 썼기 때문이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 82조의 문서·부서 원칙을 들어 재제청 요청에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했고, 청와대는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 “헌법 104조 2항에 따라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로 받았다. 여당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야당은 “대통령 마음대로 하지 말라고 보장한 제청권”을 각각 헌법이라고 불렀다. 결과적으로 ‘헌법’은 누가 옳은지를 가르는 말이 아니라 상대가 틀렸다고 말할 때 쓰는 접두어가 됐다. 입장문에서 나온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이 함께 급증했는데, 이 두 단어의 절반 이상은 청와대의 2차 반박(“총리 부서만으로 임명이 이루어졌다”) 기사와 그 옮김에서 나왔다. 조 대법원장이 든 조문이 “본인이 하면 합헌, 대통령이 하면 위헌인가”라는 되물음의 재료로 더 많이 유통된 것이다. 해시태그에서도 #대통령임명권과 #대법원장제청권이 나란히 올라 같은 구도를 보였다.
헌법 논쟁의 밑에 깔린 실제 쟁점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단어다. 청와대는 손봉기 후보를 반려한 이유를 “국민이 다 아는 반려 사유”라고만 했고, 이용자들은 그 자리를 특정 후보의 이름으로 채워 읽었다. 발표 30분 만에 X에는 “김민기판사 넌 양심 좀 챙겨”가 올라왔고, MBN은 저녁 뉴스 제목을 “김민기 vs 손봉기…양보 없는 평행선”으로 달았다. 청와대가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민기 판사를 원했고 조 대법원장이 배우자와의 이해충돌을 들어 반대했다는 보도가 다시 인용됐고, 중도정치 갤러리는 “한겨레도 이재명이 자기 재판 판사고르는건 이해충돌”, 루리웹은 “이재명 반려 사유야 맞아, 전국민 다 알아. 니놈의 재판재개 방지 및 공소 취소.”라고 썼다. 양쪽이 헌법을 말하는 동안 이용자들은 이 싸움을 ‘누가 대법관이 되느냐’와 ‘대통령 재판을 누가 맡느냐’의 문제로 읽었다. 재판이라는 단어가 함께 급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수 쪽은 “내가 재판받을 대법관을 내가 고르겠다는 것입니까”(페이스북)와 “대법관 쇼핑 안돼”를, 여당 쪽은 “제청권을 볼모 삼아 기득권 독점”(진보당)을 각각 상대에게 붙였다.
이 단어가 하루 만에 새로 들어온 이유는 여당이 발표 두 시간 만에 규정어를 붙였고, 그 규정어를 유튜브 편집 클립과 의원실 게시물이 하루 종일 반복했기 때문이다. 14시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법사위원 기자회견의 “대통령 순방 틈탄 기습 거부는 사법 쿠데타”가 출발점이고, 김병주 의원의 “3차 사법 쿠데타”, 김용민 의원실의 “검찰쿠테타에 이은 사법쿠테타”, 김민석 대표의 “희대의 난은 착란…반드시 진압”이 뒤를 이었다. 쿠데타·규탄대회·진압·헌법위반·사법농단이 같은 시간대에 함께 들어온 것은 이 단어들이 한 회견과 한 규탄대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적반하장”, 보수 이용자는 “진짜 쿠데타는 사법부를 청와대 발밑에 꿇리려는 이재명 정권”으로 되받았지만 되받는 쪽도 같은 단어를 썼다. 규정어는 부정하는 쪽이 반복할수록 더 퍼지고, 그래서 이날 조 대법원장의 이름 옆에는 ‘독립’보다 ‘쿠데타’가 더 많이 붙었다.
발표 내용보다 발표 시점이 더 많이 논평된 이유는 두 사실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통령과 차담을 나누면서 아무 말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대통령이 출국한 다음 날 12시에 발표했다는 것이다. 순방·해외순방·빈집털이가 함께 움직였고, 출근과 퇴근이 새로 들어온 것은 두 번 다 질문에 답하지 않은 사진 기사 때문이다. JTBC 단독 “분위기 좋았다”…차담회선 아무 말 없다가 ‘기습’, 채널A의 “李 출국 다음날 147자 거부…빈집털이”, 청와대 안의 “빈집털이 발표”가 저녁에 이 단어를 굳혔다. 시점 논란이 헌법 논란보다 오래간 이유는 방어하는 쪽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단을 지지하는 에펨코리아에서도 “근데 조희대도 눈치없네”, 중도정치 갤러리에서 “나만 조희대 대법원장 이해 안되는건가”가 나왔고, “조희대 타이밍 지린다.”처럼 시점을 즐기는 글은 지지라기보다 상대의 곤경을 즐기는 글이었다. 대법원이 시점을 설명한 적이 없어 이 단어를 걷어낼 문장도 없었다.
이 단어가 이용자 채널에서 가장 큰 단어가 된 이유는 여당 지지층이 요구하고 지도부가 미뤘기 때문이다. 15:37 한민수 의원의 “즉각 사퇴 안 할 시 탄핵 포함 대응책 검토”, 여당 법사위의 “지도부와 논의”가 나왔지만 규탄대회에서 김민석 대표는 탄핵을 입에 올리지 않았고, 다음 날에는 “국민의 이해와 설득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사이 X에서는 “대표께 현수막정치 그만하고 탄핵 추진하게 조언 해주세요”, “정청래가 1년을 허비하고 저거 탄핵 안하니”처럼 당을 향한 요구가 쌓였다. 여당 지지 게시판 안에서는 “난 조희대 탄핵은 반대”, “오히려 조희대 역풍불듯”이 맞섰는데 반대의 이유는 지지율과 “조희대가 원하는게 탄핵”이라는 의심이었다. 보수 쪽은 “탄핵도 아깝다, 재판재개가 답이다”로 받았다. 탄핵은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정하는 단어라기보다 여당 안의 노선 논쟁을 드러낸 단어였고, 그래서 대법원장보다 당 대표의 이름과 더 자주 붙었다.
다섯 단어를 이어 읽으면 이날 이슈가 어떻게 소비됐는지가 보인다. 조 대법원장이 든 ‘헌법’은 상대의 헌법으로 되받아쳐졌고, 이용자들은 그 밑의 쟁점을 ‘김민기’와 대통령 재판으로 읽었으며, 여당은 ‘사법쿠데타’라는 규정어를, 발표 시점은 ‘기습’이라는 프레임을 붙였고, 마지막에 남은 요구가 ‘탄핵’이었다. 본인의 근거(문서·부서)는 상대의 반박을 통해 더 많이 유통됐고, 본인이 말하지 않은 것(반려 사유, 발표 시점, 재판 재개)이 본인이 말한 것보다 더 많이 논평됐다. 평가어에서는 ‘거부하다’(2,168건 · +4,512.8%)가 압도적 1위였고, ‘인정하다’(267건)와 ‘마음에 들다’(142건) 같은 긍정 평가어는 “제청 반려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제청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처럼 논쟁 문장에서 나온 단어라 우호 평가로 읽으면 안 된다.
이름 옆에 남은 것은 침묵한 출퇴근 장면과 상대가 붙인 공세어다. ‘거부하다’가 이날 조 대법원장의 행위를 규정하는 동사로 붙었고, 그 뒤에 ‘쿠데타’·‘기습’·‘탄핵’이 따라왔다. 이 다섯 단어가 추석 연휴 뒤 법사위 긴급 현안질의와 국정감사에서 어떤 순서로 다시 불려 나오는지가 다음 관찰 지점이다.
이 챕터는 9월 22일 하루의 데이터와 23일 오전까지의 보도를 종합해 사안의 구조를 정리한 것이다. 전망이나 제언은 담지 않는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정했다.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지, 제청을 받으면 반드시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보내야 하는지, 대통령이 다른 후보의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다툼을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는 헌법에 없다. 청와대 스스로 “1987년 현행 헌법 체계에서 유사 사례가 없다”고 밝힌 초유의 상황이고, 양쪽 모두 헌법을 근거로 상대가 헌법을 어겼다고 말하는 구조다. 그 사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자리는 23일 기준 204일째 비어 있고, 9월 7일 이흥구 대법관 퇴임으로 한때 두 자리가 공석이었다. 청와대는 대법관 한 명이 연간 3,500~4,600건을 처리한다며 “공백은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 침해”라고 했다. 정치적 배경도 겹친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의 앙금, 대통령 재판 재개 여부를 둘러싼 대립, 청와대가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민기 판사를 원했고 조 대법원장이 배우자(오영준 헌법재판관)와의 이해충돌을 들어 반대했다는 보도(문화일보 8월 19일),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논란과 국정감사 증인 채택 갈등이 같은 주에 얽혀 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는 국면에서 여당이 강경 대응을 택한 점도 파장을 키웠다.
첫째, 임명권은 형식이 아니다. 8월 28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임명권 자체가 실질적인 심사 재량을 내포하고 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귀속되지 않는 권한으로 재제청을 요청할 수 있다고 법률 검토 후 내린 결론”이라고 했고, 22일에는 “대법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하여야 한다는 것은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둘째, 절차다.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쳐 제청에 이른 관행을 “각 기관 간 권한을 상호 존중하라는 헌법 취지”로 보고, 이번 손봉기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셋째, 사유는 이미 밝혔다는 것이다. 공문에는 헌법 104조 2항과 법원조직법 41조 2항에 따라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시했고, 구체적 사유(협의 없는 일방 제청,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요구)는 수석대변인 브리핑으로 설명했으므로 “국민이 다 아는 반려 사유를 대법원장만 모른다니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넷째, 문서·부서 지적은 사실 왜곡이라는 것이다. 공문은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국무총리가 부서했으며, 그간 대법원장·대법관 임명도 총리 부서만으로 이루어졌으므로 관계 국무위원 부서가 없어 무효라면 지금까지의 임명 효력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라고 했다. 다섯째, 대통령이 거부한 이상 새 후보를 다시 제청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고, 공백 장기화는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다하지 않은 대법원장의 책임이라고 했다. 23일에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입장문은 세 문장이다. 첫째,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헌법 82조). 둘째, 재제청 요청과 관련한 문서로는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 셋째,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으므로 응할 수 없다. 즉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판단하며, 문서에 사유와 근거가 없는 요청은 헌법상 절차로 볼 수 없다는 논리이고, 그 밑에는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행사한 이상 대통령이 이를 되돌릴 근거가 헌법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조 대법원장은 17일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서 “법원은 독립을 지켜야 한다”, 18일에는 “국가기관들에게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해 이 판단을 예고했다. 반면 대법원은 손봉기 제청을 유지하는지, 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지, 청와대의 2차 반박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22일과 23일 모두 밝히지 않았다. 대법원의 공식 발신은 이 세 문장이 전부다.
법조계의 해석은 엇갈린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 인사는 대법원 쪽에 섰다. “대법원장이 일단 제청권을 행사했으면 대통령이 제청을 반려할 수는 없다”, 제청 이후에는 국회 송부와 인사청문 등 동의 절차를 밟는 것이 맞고, 대통령의 반려 자체가 헌법적으로 의미 있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입장은 대법원의 문서·부서 언급을 그 취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읽고, 대법원장이 반려 시점부터 60일 안에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인사는 정반대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는 “애초에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표현일 뿐”이고, 대법원장이 제청하려던 인사를 대통령이 거부하면 문서 없이 협의만으로 다시 제청해 온 것이 40년 가까운 관행이므로 정치적 의사표현에 법적 근거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으며, 임명권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만큼 재제청을 거부하는 쪽이 오히려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어기는 위헌적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헌법상 두 권한 가운데 어느 쪽이 우위라고 볼 근거가 없어 결국 두 기관이 대화로 풀 사안이라는 의견이 많다(머니투데이 23일). 언론과 법원 안팎의 평가도 둘로 나뉜다. TV조선은 법조계가 대법관 공석 장기화를 예상한다고 전했고, JTBC는 법원 내부에서도 “최선인가”라는 평가가 엇갈린다고 보도했으며, 경향신문 사설은 “헌법 취지 무시한 오만”이라고 썼다. 김규현 변호사는 “자신 있다면 헌재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라”고 했다. 어느 쪽 해석이든 결론은 같다. 헌법이 정하지 않은 빈칸을 헌재 판단이나 두 기관의 협의로 채우기 전까지 공석은 이어진다. 헌재에는 이미 국민의힘의 권한쟁의심판이 접수돼 있고, 청와대는 청구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